오늘의 인생잡담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첫 직장에서 깨달은 삶에 원칙]"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시작은 2004년, 제 첫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때 당시, 독서논술은 교육계의 엄청난 화두였죠.
온라인 독서논술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그곳이 제가 처음 발을 디딘 곳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닷컴 버블이 꺼진 직후인데도 온라인 교육 시장에 뛰어든 회사니 대단하다 생각했죠.
대표님도 참 좋은 분이셨어요. 착하고, 정많은 성격이셨죠.
사무실에는 죄다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여성분들 대부분이었습니다.
열정 넘치는 그 젊은 여성 집단에, 제가 몇 안 되는 젊은 남자 직원 중 하나로 툭, 떨어진 거죠.
당시 사회 분위기는 지금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달랐습니다. 주 6일 근무는 기본이었고, 주 5일 근무라는 단어는 가끔 뉴스에서나 들려왔죠.
제 하루 일과는 선배들 책상 위에 놓인 재떨이를 비우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 20대 친구들이 들으면 아마 기절초풍할 겁니다.
재떨이에 휴지 한 장 깔고, 물을 살짝 따라놓는 거죠.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너무나 당연했던 시대였으니까요. 지금은 상상도 안 되죠?
정신없이 일했습니다. 일주일에 집에 두세 번이나 들어갔을까요? 거의 회사에서 24시간을 보냈죠.
새벽에 술취한 영업부 차장님, 과장님들을 택시에 태워 보내느라 진땀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2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어요. 회사가 잘 되는 게 곧 내 성공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으니까요.
주말 주일에도 출근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정신없이 작업했죠.
물론 힘든 만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특히 옥탑방 삼겹살 회식은 잊을 수가 없어요.
같이 일하던 동갑내기 선임이 회사 근처 옥탑방에서 자취를 했는데, 어느 날 선생님들 따라서 옥탑방 앞 옥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삼겹살을 구워 먹었던 적이 있었죠.
좁은 공간에 모여 앉아 웃고 떠들던 그 시간… 그때 나눴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참 따뜻했습니다.
그때 먹었던 삼겹살 맛은, 정말 꿀맛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시간조차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 먹듯이 하며 헌신했던 회사였지만, 결국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 하나로…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마치 열심히 쌓아 올린 모래성이 파도 한 방에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허망함… 이루 말할 수 없었죠.
폐업을 결정하고 전 직원이 뿔뿔이 흩어지던 마지막 날,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선생님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분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회사가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저와 함께 고생했던 경상도 출신의 동갑내기 선배였어요. 그 옥탑방 선임이요.
회사가 문을 닫자, 그녀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죠. 짐을 싸면서, 우리는 푸념 섞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퇴직 기념이라고 후임들은 일찌감치 친구들과 술 약속을 잡고 나갔지만, 그녀는 오랜 시간 일만 하느라 연락할 친구조차 없다는 하소연을 하더군요.
착잡해 하는 그녀를 보면서 저 역시 착잡한 기분을 뗼 수 없었습니다.
그녀를 떠나보내면서, 저는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나는… 뭘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그렇게나 헌신했던 회사였지만, 퇴직할 때 대표에게 들었던 이야기는 아직도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대표님은 제게 "앞으로 월급은 줄 때도 있고, 못줄때도 있고, 금액도 70만원이나 줄 수 있을까 싶다." 라며 그래도 다닐 건지를 물어보셨어요.
전 그렇게는 못다닐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럼 네가 그만둔다고 했으니 자진 퇴사다. 실업급여는 못받는다. 하지만, 네가 못받은 월급을 포기하면 실업급여는 탈 수 있게 해주마." 라고 하더군요.
사실 그때, 전 이미 1년 넘게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던 때라, 밀린 월급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 일로 퇴직 전에 이미 노동부에서 상담을 받았던 터라, 지금 대표님이 하신 이야기가 잘못된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굳이 내색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포기할테니 밀린 급여를 달라고 했죠.
대표님은 밀린 급여를 포기하게 만들려고 실업급여 수령액이 더 많다며 회유했지만, 그 잔꾀에 넘어가기 싫었습니다.
눈 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모는 모습...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에 들려온 말에 의하면 대표님은 제게 그런 모진 말을 하고 후회하며, 제게 사과하고 싶어 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인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아무리 좋은 사람도 돈에 치이면 모질어 지는 법이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나 헌신적으로, 젊음을 바쳐 일했던 회사였지만, 결국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 회사에 헌신했던 그 수많은 시간들이 덧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 그것이 아무 의미가 없었던 시간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들였던 노력에 비해 돌아온 보상은 너무 초라한 것이었죠.
그때부터였을까요? 제 인생의 우선순위가 바뀌기 시작한 건.
이전에는 회사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사건 이후로는 ‘내 삶’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을 가장 가치 있게 사는 것, 오늘을 가장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매일 반복되면 바로 내 삶이 행복해지는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 이후로 저는 퇴근 후에는 반드시 개인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책을 읽거나, 혼자만에 작업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기도 했죠.
주말에는 취미 활동을 하며 시간을 헛으로 보내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프로그램 공부를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시간을 가치있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돌이켜보면, 첫 회사의 경험은 저에게 값진 교훈을 안겨주었습니다.
물론 회사가 망한 것은 슬픈 일이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저는 ‘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생의 방향을 재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때 회사가 계속 잘 나갔다면, 저는 아마 지금도 워커홀릭으로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인생잡담, 오늘은 저의 첫 회사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삶의 원칙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회사에 헌신하는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내 삶, 내 가족들이란 걸, 여러분은 꼭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여러분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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