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친구와의 대화
2025년 11월 13일

오늘의 잡담 시작해 봅니다.

서로의 대화에 공감하는 상대를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공감가는 대화 그 자체일까요? 제 인생의 한 조각을 떼어놓고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 이야기입니다.

제겐 아주 오랫동안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나 지금까지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죠. 더 놀라운 건, 그 친구 덕분에 알게 된 다른 친구들과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거예요. 돌이켜보면, 이 모든 시작점엔 게임이 있었어요.

그때 당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거든요. 다들 처음엔 게임을 잘 못해서, 제가 가볍게 친구들을 이기곤 했어요. 그때 얼마나 어깨를 으쓱거렸는지! 마치 제가 엄청난 실력자인 마냥 말이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저를 따라잡더라구요. 사실, 제 실력이 대단했던 건 아니었어요. 그저 당시엔 저그의 6드론 전략을 막아내기가 꽤나 어려웠을 뿐이었죠. 제가 저그 유저였거든요. (웃음)

저는 솔직히 운동 신경은 정말 꽝이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게임 센스도 딱 그만큼 꽝이더라구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친구들과 실력 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져서 도저히 비벼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됐죠. 그 이후에도 디아블로2, 리니지2, 심지어 FPS 게임까지 섭렵해 봤지만, 오히려 격차는 더 심해졌어요. 마치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해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했어요. 왜냐구요? 게임 실력 향상보다는, 게임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친구들과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웃고 떠드는 그 시간이 너무나 좋았거든요. 술은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이상하게 술자리는 좋아하는 그런 성향 있잖아요? 딱 제가 그랬어요. 지금도 여전히 그렇구요.

요즘 회사들은 회식을 예전처럼 자주 하지 않더라구요. 솔직히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도 들어요. 술은 안 마셔도 괜찮으니, 그 술자리에서 꽃피우는 시끌벅적한 수다를 너무나 좋아하는데 말이죠. 그런 활기찬 분위기가 그리워요.

시간이 흐르면서, 친구들도 하나 둘씩 게임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만나서 나눌 이야깃거리도 점점 줄어들었죠. 이제는 1년에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들고, 겨우 만나더라도 피상적인 이야기만 나누다 헤어지니 예전 같은 활기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어요.

나이를 먹으면 으레 다들 이렇게 변한다고들 하지만, 솔직히 가끔은 짙은 아쉬움이 밀려와요. 그래서 다시금 게임 주변을 맴돌아 보기도 하지만, 눈앞에 닥친 팍팍한 현실이 저를 쉽게 놓아주질 않네요. 마치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언덕길을 오르는 기분이랄까요?

한때는 부모님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붙어 지냈던 친구들인데... 누구는 결혼을 하고, 누구는 아직 안 했고. 누구는 아이를 낳아 기르며 살고, 누구는 아이 없이 살고. 누구는 회사에 다니고, 누구는 사업을 하고. 누구는 잠시 쉬고 있고... 각자 놓인 상황과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 보니, 이제는 공통분모를 찾기가 정말 어려워졌어요. 심지어, 저에게는 평범한 일상적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불편한 주제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이제는 예전처럼 서로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어요. 마치 두꺼운 벽이 우리 사이에 드리워진 것처럼 느껴져요. 과연 이 모든 시간이 다 지나고, 우리 모두 똑같이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고 나면, 다시 허심탄회하게 지난날들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될까요?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가끔 회사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게 되면, 왠지 모르게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 기대감에 부풀곤 해요. 하지만, 아쉽게도 자리를 마치고 일어설 땐 늘 뭔가 부족하고 아쉬움이 가득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왜 그럴까요?

아직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지금 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그저 편안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 그 자체일까요?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다행히 저는 아내와 다양한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그 덕분인지, 삶 속에서 대화가 부족하거나 공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아내에게 정말 고마운 부분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술자리에서의 대화, 남자들끼리 주고받는 시덥잖은 농담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아내나 가족들과 나누는 따뜻하고 진솔한 대화와는 확연히 다른, 그리고 직장 동료들과 나누는 업무적이고 형식적인 대화와는 또 다른, 오직 '친구'만이 채워줄 수 있는 그런 특별한 종류의 대화 말이죠. 마치 오래된 편안한 소파에 앉아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네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공감가는 대화일까요, 아니면 친구일까요? 어쩌면 둘 다겠죠.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 그런 존재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요? 인생잡담,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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